스몰바이츠는 패션 브랜드와 소비자를 직접 연계하는 국내 최초 크라우드펀딩 개념의 패션 유통 플랫폼이다. 디자이너가 시즌 콜렉션을 사전 공개하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에 펀딩해 런칭하는 구조다.
스몰바이츠는 패션 브랜드의 자생과 발전을 도와, 소비자에게 가치 있는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당시 엣지(Etsy), 29cm, 무신사, 아이디어스, 와디즈 등등 각 도메인별 버티컬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른 데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지속가능한 소비를 추구하는 트렌드가 부상했다. ‘스몰바이츠’의 시작에는 가치 소비 시장을 공략하는 플랫폼을 만들어보자는 목적이 있었다.
생산자가 주체가 되는 크라우드 펀딩이 가치 시장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기존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보다 더 날카로워야한다는데 의견이 모였다. 우발적 팝업스토어로 연이 닿았던 ‘마더그라운드’의 이근백 대표는 이 시장의 대표적인 플레이어 중에 하나였다. 소규모 독립 패션 브랜드로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1억 원 이상의 펀딩에 성공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넥스트 마더그라운드를 배출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패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만들자.”는 도전이 시작되었다
2019년 2월 8일에 홈페이지를 오픈했다. 2019년 한 해 동안 스몰바이츠에서 51개 브랜드로부터 66개의 프리오더가 진행되었고, 42개의 프리오더가 펀딩에 성공했다. 2019년에 프리오더를 통해 달성한 펀딩 금액은 약 3억원이었다. 이후 프리오더 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그리고 2021년 스몰바이츠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었다.
실패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1.
도메인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보니, 업계 종사자이자 자문을 도왔던 이근백 대표, 홍석우 칼럼니스트에게 많이 의존했다.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고 가설을 검증하고 개선하는 과정에서 필드에 직접나가는 대신 두 사람에게 너무 의존했다.
2.
가장 중요했던 브랜드 섭외가 잘 안됐다. 스몰바이츠는 생산자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성장하는 플랫폼이었다. 그래서 초기부터 핵심 브랜드들을 섭외하고 우리 편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브랜드 소싱 또한 두 업계종사자 분들께 많이 의존했고, 생각보다 섭외가 잘 되지 않았다. 섭외가 되더라도 핵심 라인업이 아니라 실험적이거나 서브 제품 위주로 펀딩을 진행했다. 그래서 기대할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3.
주요 타겟인 브랜드들로부터 냉정한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 만났던 브랜드들은 서비스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시즌 준비가 바빠 다음번에 해보겠다는 답변이 많았다. 그리고 정작 참여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동종 업계에 있는만큼 냉정한 피드백을 주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스몰바이츠로 얻은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새로운 도메인에 진입할수록 조금 더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다. 3-4개월 동안 업계에 소문이 날 정도로 큰 시도를 하고, 시장의 반응을 보며 스케일을 키워나가야 했다. 아마 스몰 브랜드들은 검증되지 않은 플랫폼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2.
서비스의 핵심 가설을 검증하는 데에 있어 외부 전문가에게만 의존했다. 필드를 발로 뛰거나 직접 고객을 만나지 않고 플랫폼을 만드는 고민만 하다보니, 정작 고객의 니즈와 멀어졌다. 직접 시장을 발로 뛰고 파악해야만 더 과감한 판단이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