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슬라이드 TVC를 진행했다. TVC를 진행한 것에는 아래와 같은 배경이 있었다.
1.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서비스의 성장 속도가 크게 떨어졌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B2B 사업도 실패하면서 내부적으로 불안감이 생겼다. 캐시슬라이드의 DAU가 정체되어 늘어나지 않으니 매스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
2.
시리즈 B 투자로 140억 원의 투자금이 생겼다. 당시 스타트업이 100억 이상 투자받는 일이 흔치 않았다. 당장 투자자에게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단기적으로 지표를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광고였다.
광고는 HS애드에서 맡았다. 광고의 핵심 요구사항은 캐시슬라이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저렴하고 인색한, 어린 연령층이 사용하는 이미지)을 없애고 대세감을 가진 서비스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당시 잘 나가던 황정민, 손예진, 육성재를 모델로 기용했다. ‘안 밀면 손해, 캐시슬라이드’라는 카피를 통해 FOMO(fearing of missing out, 유행에 뒤처지는 것에 대한 공포심리,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를 자극하고 대세 감을 주고자 했다. 광고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광고가 릴리즈 된 후 DAU가 200만을 넘어섰다. 캐시슬라이드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광고 성과는 착시효과였다. 단기적으로 유저 수는 크게 늘었지만 매출은 늘지 않았다. 광고 영업이 뒷받침되지 못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이코노믹스에 타격이 생겼다. 결국 사용자에게 돌아가는 리워드 비용을 대폭 낮추고, 서비스 곳곳에 인앱 광고를 넣었다. 근본적인 문제는 제품 개선, 마케팅의 효율화, 영업이었다. 그런데 마케팅 지출을 늘려서 단기적으로 유저를 늘리는 바람에, 오히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캐시슬라이드의 TVC는 서비스를 가장 대중적으로 알리는 가장 큰 이벤트였던 동시에 내리막길의 시작이 되었다.
박수근 CEO
"광고나 마케팅보다 중요한 건 제품 자체의 경쟁력과 유저 경험이고, 그걸 만들어내는 건 조직의 실행력이에요. 그것이 없는 상태에서 광고나 마케팅으로 해결해보려고 하면 단기적인 반짝 효과만 있을 뿐 지속되지 않습니다. TVC는 그런 교훈을 얻었던 프로젝트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