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까지만 해도 NBT는 일하는 방식이나 조직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당장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행하느냐에 더 집중했다. 실제로 초기 캐시슬라이드는 실행 중심의 방식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그만큼 능력 있는 구성원들도 많이 합류했다. 그러나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와 능력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성과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된다. 문제는 ‘얼라인먼트(Alignment)’였다. 회사가 커지면서 구성원과 조직마다 각자 일하는 방식이 전혀 달라졌다. Top Down과 Bottom Up 방식, 수직적인 서열 구조와 인센티브 중심의 방식 등이 혼재되었다. 각 조직마다 일하는 방식과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다 보니까 협업을 할 때 불필요한 충돌이 생겼다.
2014년은 NBT가 일하는 방식을 재정비하고 비전을 세우는 시기였다. 각각의 조직의 일하는 방식을 하나로 모으고 정리하기 시작했다. 당시 실리콘밸리에서 떠오르고 있던 ‘애자일(Agile) 방법론’이 NBT의 지향점과 잘 맞다고 판단했다. 빠른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을 미래를 예측하거나 계획을 따르는 것보다 우선한다는 것이 애자일의 철학이었다. 이에 애자일 코치를 영입하고 본격적으로 NBT에 맞는 애자일 방법론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칸반(Kanban)’이 생겼다. 업무 흐름을 시각화하고 공유하고 관리하는 하나의 방법이 칸반이다. 칸반을 통해 과제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진행 속도를 측정하고 함께 리뷰했다. 처음에는 여러 반발이 있었다. 일하는 방식에 대한 중요성을 공감하지 못하는 구성원도 많았다. 그럼에도 이 방식을 밀어붙였다. 애자일 방법론을 도입하고 제대로 수행되기 까지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지금의 NBT가 일하는 방식을 만드는 근간이 되었다.
박수근 CEO
“NBT는 국내에서 최초로 애자일을 기업 규모에서 스케일 하게 시도했던 조직이에요. 다시 돌이켜봐도 애자일 방법론을 도입했던 건 잘했던 판단이었어요. 그게 트렌드여서가 아니라 NBT의 성향과 잘 맞았어요.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도 높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해서 전격적으로 도입했었죠. 그 의지를 가장 상징적이고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변화가 ‘칸반’이었어요.”
2014~2015년 당시 NBT에서 사용했던 칸반 보드
NBT에서 제작한 칸반의 핵심 실천방법을 담은 인포그래픽